극우연속강좌, 두 번째 강의는 한국 극우의 역사와 특징, 왜 일반 시민들은 민주주의에 반대하고 극우를 지지하는가, 대규모 극우 동원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그리고 극우정치는 민주화 이후 한국 정치의 궤적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었습니다.
강사는 한국의 극우문제를 연구해온 양명지 하와이대 교수님!
교수님은 기존의 서구중심적 시각이나 정당정치 혹은 사회운동에만 초점을 둔 극우연구의 쟁점들을 꼼꼼히 살피며 한국의 극우를 설명할 때는 냉전과 권위주의 경험, 극우의 인프라 형성과 정치적 연합, 반공 반북의 핵심가치와 디지털 미디어 기술의 접목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한국 정치에서 좌우 구분은 서구처럼 경제적 평등이나 시장 개입 여부보다 북한과 안보 문제에 대한 태도가 중요한 기준이 되어 왔고, 반공·반북·친미를 핵심 가치로 삼으며 이어져 왔습니다. 한국 극우의 가장 강력한 서사는 "대한민국이 좌파 세력에게 장악될 위기에 처해 있다"는 위기 담론인데요, 이 담론은 198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 큰 변화 없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2000년대 들어 등장한 뉴라이트는 극우의 새로운 전환점이었습니다. 뉴라이트는 시민단체, 언론, 출판, 교육 등을 통해 역사 인식과 가치관을 바꾸려는 '메타정치' 전략을 적극 활용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승만과 박정희를 국가 발전의 영웅으로 재해석하고, 민주화운동과 국가폭력에 대한 기존 평가에 도전하는 역사 수정주의 담론을 확산시켰고요. 과거 민주화운동의 저항 언어를 차용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띕니다.
최근 한국 극우는 유튜브, 카카오톡,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활용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는 반공 이데올로기보다 안티페미니즘, 능력주의, 역차별 담론 등을 통해 접근하고 있지요. 미국의 MAGA 운동과 같은 해외 극우 세력과도 연결되며 국제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모습도 보이고요. 정치인, 언론, 종교, 시민단체, 유튜브 등으로 연결된 하나의 거대한 인프라로 이해해야 합니다.
강의는 단순히 극우를 비난하는 데 있지 않았습니다. 극우를 제대로 이해해야 하고, 극우를 극우라고 불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민주시민교육을 강화해 청소년의 급진화를 방지하는 일, 민주주의 교육, 차별과 혐오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공론장의 확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민주주의는 단순히 선거 제도가 존재하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으며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리를 존중하고, 차별과 배제를 방치하지 않는 일상의 민주주의가 함께 실현될 때 비로소 건강한 민주사회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강연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강의가 끝나자마자 질문이 빗발쳤습니다.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직접 확인하는 현상이고, 또 가장 가까운 가족 사이에서도 매일 부딪치는, 일상의 문제가 됐기 때문일 것입니다.
20대의 자녀들과 대화를 소개하며 극우문제 또한 우리의 토양에서 자라난 것이라는 한 참가자의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른바 민주화세대가 만든 토양, 사회가 어떤 문제가 있었던 것일까? 다같이 질문하고 다같이 답을 찾아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어떤 명쾌한 해답이 있을 리 없지요. 사람이라는 존재가 원래 그렇게 복잡하기도 하고, 또 극우문제는 갑자기 생긴 현상이 아니라 냉전-권위주의 유산의 결과이기도 하니까요. (그러하기에 더 나은 민주주의를 향해 나아가려는 우리의 걸음을 멈출 수 없습니다.)
마지막 질문자인 한 20대 청년의 발언의 발언은, 지금 우리 사회에 던져진 가장 핵심적인 질문일 것 같습니다.
“그렇게 집단으로 있는 극우들을 보면 너무 이상해 보이고 너무 폭력적이고 대화를 하지 못할 것 같지만, 사실 많은 사람들이 가족-친구-연인으로 마주하게 되잖아요. … 그런 사람들을 극우라는 이유로 완전히 타자로 내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또 평등한 결합 대상으로 보자니, 민주주의의 전제조차 허용하지 않는 사람들이고. 이런 게 되게 어렵고 모호합니다. 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될까? 하는 단선적 문제보다 계엄과 탄핵 이후에 우리의 민주주의가 어떻게 더 급진적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가 우리 앞에 놓인 과제가 아닐까 해요.”
극우의 문제는 결국 극우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민주주의 문제이며, 민주주의를 방어하는 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민주주의를 어떻게 갱신할 것인가의 문제이지요.
아직 6번의 강의가 더 남아 있습니다. 함께하고 싶으신 분들은 지금 바로 신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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