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책 소개

“진짜 모르겠네. 왜 나갔지? 양심 같은 거 아닐까요? 사람이라면 최소한 가져야 되는 양심…….”

“위험하다면 제가 그 앞에 있는 게 낫죠. 살 만큼 살았으니 희생돼도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죽거나 다치거나 하더라도, 군인들이 들어가는 걸 한 걸음이라도 늦출 수 있다면 의미가 없지는 않다고 생각했어요.”

“암울한 세상에서 빛을 발견한 느낌이에요. 이 사람들과 함께 힘을 내서 살아야겠다.”

“우리가 상식이라고 생각했던 게 왜 무너졌는가, 그거를 근본적으로 고민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내란의 밤, 313명 시민의 목소리로 재구성한 최초의 시민사

2024년 12월 3일 밤 10시 27분, “비상계엄 선포”라는 한 문장이 한국 사회를 흔들었다. 『내란의 밤, 시민의 기록』은 그날 밤 국회로 달려가 내란군을 막아낸 시민 313명의 증언을 기록한 책이다. 〈진실의 힘〉이 2025년 2월부터 7월까지 313명을 면담하고 A4 용지 1만여 장의 녹취록을 분석해 만든 최초의 시민사(people‘s history)다.
국회 앞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시민들은 왜 집을 나섰는지, 어떤 두려움, 분노, 연대가 길 위에서 피어났는지를 구체적 장면과 육성으로 기록했다. 이 책은 단순한 사건의 재현을 넘어, ‘광주’ 이후 처음으로 “시민이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가 된 밤”을 집단적으로 복원해낸 기록이다.

그날 밤, 국회 앞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는가?

내란 세력은 ‘평화로운 계엄’ 운운하며 “그날 밤 아무 일도 없었다”고 주장한다. 『내란의 밤, 시민의 기록』은 시민들의 목소리로 그 주장에 답한다.
313명의 심층 인터뷰, 현장 사진과 영상, SNS 대화 기록, 내란사건 공소장을 토대로 그날 밤을 복원했다. 경찰버스와 기동대로 봉쇄된 국회, 707특임단을 실은 블랙호크 헬기 3대가 국회 상공을 뒤흔든 순간 시민들은 ‘아, 진짜 죽이러 왔구나’, ‘광주 어게인이다!’라고 생각했다. 야간투시경과 소총으로 무장한 707특임단의 의사당 난입, 국회 담을 넘어 침입하려는 1공수여단을 맨몸으로 막아선 시민들, 로텐더홀을 지키기 위해 소화기 핀을 뽑은 채 스크럼을 짠 보좌진들. 『내란의 밤, 시민의 기록』은 내란의 밤에 대한 증거이자 증언이다.

그들은 누구인가

〈강철부대W〉를 보던 시민들은 자막에 뜬 “비상계엄”을 방송 CG 사고로 착각했다. 유튜브를 보던 시민은 “딥페이크 아니야?”라며 검색을 반복했다. 그러나 사실임을 확인한 순간, 두려움을 물리치고 일어섰다. “내가 대신 몸빵을 해서라도 시간을 좀 벌어야지.” “당연히 가야 되지 않겠나?” 시민들은 길 위에서 서로를 알아보고 연대의 마음을 느꼈다. 지하철 9호선, 한 시민이 외쳤다. “지금 국회가 침탈당했습니다! 함께 갑시다!” 여러 시민이 답했다. “저도 갑니다!” “저도요!” 『내란의 밤, 시민의 기록』은 사건의 재구성을 넘어, 그 시민들이 누구인지, 어떤 삶을 거쳐 ‘시민’이 됐는지, 어떤 민주주의를 바라는지를 담았다. 12월 3일 국회 앞으로 달려간 이들은 정치적 성향·성별·세대·직업·지역을 넘어 “민주주의를 지키는 시민”이라는 새로운 공적 정체성을 보여준다. 바로 12·3시민이다.

시민이 바라는 민주주의

시민들은 무엇을 지키려 한 것일까? 313명의 목소리는 겸손하지만, 그들이 꿈꾸는 사회는 구체적이다. 극심한 불평등이 해소되고, 약자가 보호받으며, 혐오 대신 연대가 작동하는 사회. 시민이 다시 거리로 나가지 않아도 제도가 민주주의를 지키는 나라. “약속은 불확실성의 바다에서 인간 사회가 발 딛고 설 수 있는 섬을 만드는 행위다.” 313명의 시민은 12월 3일 밤의 기억과 함께 정치에 대한 요청을 던진다. 혐오가 아닌 공공선을 중심으로 작동하는 정치, 경제적 정의와 사회적 연대에 기반한 새로운 사회계약. 시민의 힘으로 지켜낸 국회와 민주정부는 시민의 헌신이 낳은 민주주의를 제도적 약속으로 완성해야 한다.

“광주가 12·3을 불러냈듯이 12·3은 또 다른 세대를 부를 것이다”

‘80년 광주’가 한국 민주주의의 도덕적 뿌리라면, 12·3시민은 그 뿌리를 현재로 이어온 사람들이다. 이 책은 오늘 한국의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주체가 ‘특별한 누군가’가 아니라 평범한 시민들이며, ‘광주’에 뿌리를 둔 민주주의 정신이 그들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록해주십시오. 기억해주십시오. 두고두고 이야기해주십시오.” 시민들은 12월 3일 새벽 이렇게 말했다. “1980년 기록이 살아남아 2024년을 구했듯, 우리의 이야기가 미래의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는 한 시민의 말은 313명 시민의 생각을 대변한다. 기억은 개인의 것이지만, 말하는 순간 공적 세계가 된다. 이 기록은 앞으로 닥칠 어떤 위기에서도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새로운 사회적 약속이 될 것이다.

내란의 밤, 시민의 기록 보도자료

보도자료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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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저자 소개

강문민서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관으로 일했다. <광주트라우마센터>에서 5.18 선생님들의 회복과 성장의 길에 함께했다. 인권위원회 차별시정국장으로 혐오차별 대응 및 차별금지법 관련 업무를 총괄했다.

송소연 <진실의 힘> 상임이사.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에서 인권피해자들의 삶에 함께했다. ‘조작간첩사건’ 진실규명 활동을 거쳐 <진실의 힘> 설립에 참여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을 지냈다.

조용환 <진실의 힘> 이사, 법무법인 경 변호사. 한국의 법이론과 실무에 국제인권규범을 도입하도록 노력하면서 국가폭력 피해자들을 변론해왔다. <안데스를 걷다>, <세월호, 다시 쓴 그날의 기록>(공저)을 쓰고, <허위자백과 오판>을 번역했다.

03 목차

차례

서문

1부 결단의 순간

1장 고요한 밤

2장 깨어 있는 사람들

3장 정의로운 분노

4장 정당, 노조, 사회단체 그리고 책임자의 자리

2부 국회로 가는 길

1장 두려움 속에서 일어나다

2장 멀리서 온 사람들

3장 길 위의 만남, 연대의 예감

4장 국회 앞 만남과 연대

5장 그들을 움직인 것

3부 내란을 막아내다

1장 국회를 봉쇄한 경찰

2장 블랙호크와 계엄군 국회 침입

3장 맨몸 바리케이드

4장 대오를 갖춘 시민들

5장 최후의 저지선 로텐더홀

6장 계엄 해제 의결과 ‘2차 계엄’

7장 잠들지 않은 새벽

4부 그들은 누구인가?

1장 ‘12·3시민’의 얼굴

2장 시민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3장 다시 만날 세상

5부 12·3과 민주주의의 미래

1장 12월 3일과 ‘광주’

2장 시민들이 본 한국 민주주의

3장 약속의 정치와 기억의 전승

12.3시민 313인이 전하는 한마디

참고자료

감사의 말